통영의 매력을 보고, 즐기다.
통영의 매력을 보고, 즐기다.
작가의 혼이 깃든 문학비를 찾아서
통영인들에게 남망산은 하나의 신적인 존재이며 어머니처럼 그리운 산이다. 남망산은 통영항과 동호만을 가르며 길게 바다로 내민 해발 약 72m의 조그마한 산이다. 예로부터 송림이 울창하여 마치 강구에 떠 있는 섬처럼 산그늘을 드리우며 주변경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언덕에서 바라다 뵈는 해안 풍광 또한 절경이다.
청마 유치환, 초정 김상옥, 대여 김춘수 등 국보급 시인들이 뻔질나게 오르내리며 작품을 구상했던 곳이다. 풍경화를 잘 그리지 않던 이중섭이 통영으로 피난 와 아름다운 남망산을 소재로 풍경화를 그렸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통영의 문학비를 소개하면서 남망산을 침이 마르도록 치켜세우는 것은 통영문학을 낳은 모태와도 같은 특별한 곳이기도 하거니와 이곳에 국보급 시인의 시비가 있기 때문이다.
잘 아시다시피 통영은 눈길 주는데 마다 임란 유적지 아닌 곳이 없으며 발 길 닿는 곳이 모두 작품의 무대다. 이곳저곳 가는 곳 마다 작가들의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동상과 시비를 비롯하여 벽화, 아트타일 등이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증명하고 있다. 낭만산공원, 시내, 그 외 지역 등으로 나누어 문학비를 소개하고자 한다.
<콘텐츠 제공 : 수필가 김순철>
통영 삼덕항으로부터 32km의 뱃길을 50분여 동안 배를 타고 가면 욕지도이다. 욕지도 본섬을 비롯한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등 11개의 유인도와 외초도, 사이도, 좌사리도 등 4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욕지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 ‘새천년기념공원’에는 김성우의 <돌아가는 배>문장비가 태평양을 바라보고 자랑스럽게 서 있다.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귀항하리라. 바람 가득한 돛폭을 달고 배를 띄운 그 항구에 이제 안식하는 대해의 파도와 함께 귀향하리라. 어릴 때 황홀하게 바라보던 만선(滿船)의 귀선(歸船), 색색의 깃발을 날리며 꽹과리를 두들겨대던 그 칭칭이 소리 없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빈 배에 내 생애의 그림자를 달빛처럼 싣고 돌아가리라. 이 문장비 또한 필자가 제안...
통영 삼덕항으로부터 32km의 뱃길을 50분여 동안 배를 타고 가면 욕지도이다. 욕지도 본섬을 비롯한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등 11개의 유인도와 외초도, 사이도, 좌사리도 등 4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욕지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 ‘새천년기념공원’에는 김성우의 <돌아가는 배>문장비가 태평양을 바라보고 자랑스럽게 서 있다.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귀항하리라. 바람 가득한 돛폭을 달고 배를 띄운 그 항구에 이제 안식하는 대해의 파도와 함께 귀향하리라. 어릴 때 황홀하게 바라보던 만선(滿船)의 귀선(歸船), 색색의 깃발을 날리며 꽹과리를 두들겨대던 그 칭칭이 소리 없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빈 배에 내 생애의 그림자를 달빛처럼 싣고 돌아가리라.
이 문장비 또한 필자가 제안한 ‘테마가 있는 시비 건립’아이템에 욕지도개척기념사업회가 화답하여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세웠다. 이는 욕지도를 세상에 알리고 빛낸 김성우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일 것이다.
1934년 이 섬에서 출생한 김성우는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파리대학에서 신문학을 연구했다. 한국일보사 파리특파원·편집국장·주필을 역임하고 한국일보 논설고문으로 있었다. 《프랑스 지성 기행》·《백화나무 숲으로》·《컬러기행 세계문학전집》·《세계명곡전집》·《문화의시대》·《돌아가는 배》등을 편찬했으며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고 프랑스정부공로훈장, 통영시문화상을 받았다. 문장비를 제막하던 날 이 섬이 생기고 가장 많은 문인들이 욕지도를 찾은 날로 기록 되었다.
시비나 동상은 한낱 돌덩어리나 쇳덩이가 아니라 작가의 혼이 서려 있는 생물이다. 가는 곳 마다 시인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고 시인의 시가 시비로 서 있는 이런 곳이 예향이다. 모든 것을 관에만 맡겨두고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팔을 걷고 문화운동을 펼치는 이런 곳이라야 문화도시라는 문패를 달아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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