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거목, 박경리 작가가 태어난 곳
통영시 충렬1길 76-34, ‘서문고개’에서 뚝지먼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박경리 작가의 생가가 있습니다. 이곳은 명정동과 문화동을 가르는 고지대인 현재의 배수지 일대로, 과거 독사(纛祠)가 있던 언덕이었습니다. 이 ‘독’은 군영을 상징하는 깃발로, 그 터를 ‘뚝지먼당’, ‘쭉지먼댕이’ 등으로 불렀고, 지역 발음에 따라 둑사, 뚝사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생가는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무대인 서문고개 표지석에서 가까운 골목 안쪽에 있으며, 골목 끄트머리 오른편 건물이 박경리 작가가 태어난 집입니다.
박경리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직접 쓴 시 「나의 출생」을 통해 상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시는 1926년 음력 10월 28일, 가난했던 외가에서 태어난 배경과 태몽, 산통의 순간, 어린 부모의 모습까지 세세히 담고 있습니다. 특히 어머니의 태몽으로 용이 등장했으며, 실제 어머니의 이름이 '용수(龍守)'였다는 우연까지 더해져 시적 감흥을 줍니다. 이 시는 작가 개인의 가족사와 함께, 그녀가 삶을 어떻게 기억하고 문학으로 재현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박경리 생가 주변은 소설 『김약국의 딸들』, 『토지』 등 통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무대이자, 시적 상상력의 근원이 된 장소입니다. 서문고개와 뚝지먼당 등은 실제로 박경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작가의 문학과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평가됩니다. 이 생가는 단순한 출생지가 아니라 박경리 문학의 출발점이자 통영이라는 지역이 한국문학 속에 살아 숨 쉬는 장소입니다.
박경리 작가가 태어난 집은 외관상 일부 수리를 거친 흔적이 있으며, 현재는 다른 사람이 거주 중이라 내부 출입은 어렵습니다. 방문 시 외부에서 조용히 관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생가 주변은 박경리 문학의 주요 배경지로 문학적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