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도를 관통하며 만나는 한려수도의 긴 여정
통영대교를 건너 육지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륵도는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여섯 구간 중 가장 긴 14.7km 코스를 품고 있는 섬입니다. 산줄기를 따라 섬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달아길은 도로와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미륵도의 특성과 달리 오히려 꾸준한 산행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어 체력 소모가 큽니다. 특히 희망봉에서 달아전망대까지는 바다 조망을 얻기 위해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려야 하며, 그만큼 전망 포인트에서 만나는 탁 트인 절경은 감동을 더해 줍니다. 쉬이 보일 수 있는 걷기길이 오히려 만만치 않게 느껴지는 코스로, 다섯 시간여의 여정 내내 ‘밀고 당기는’ 풍경의 흐름이 인상적입니다.
달아길의 출발점으로 미래사를 택한다면 산사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편백나무숲을 지나 삼회도인문과 대웅전을 향해 이어지는 자갈길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후 30여 분 오르면 케이블카와 연결되는 미륵산 정상부에 닿게 됩니다. 여러 전망대와 데크, 케이블카 승강장 휴게실 등이 잘 갖춰져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461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남해 바다의 풍경이 시야 가득 펼쳐집니다.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있어 여유롭게 머물기 좋습니다.
미륵산 정상에서 미륵치를 지나면 돌담길과 대숲이 이어지고 야소마을로 진입하게 됩니다. 달아길 지도에 명시된 정식 마을로 관광지로서의 시설은 없지만, 흐드러진 동백과 조용한 골목길이 특징입니다. 마당을 거니는 닭과 골목을 누비는 강아지, 담벼락을 장식한 전복껍데기와 가리비껍질 등 마을의 소박한 풍경이 걷는 이에게 작은 즐거움을 전합니다.
산양읍사무소 맞은편에서 시작되는 두 번째 산길은 희망봉을 지나 연명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지형을 따라 약 2시간이 소요됩니다. 솔숲과 대숲 사이를 걷다 보면 간헐적으로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나며, 특히 바위 위에 앉아 바라보는 미륵도 서해안과 다도해의 경관은 걷는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 줍니다. 연화전망대에서는 달아전망대와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시야가 펼쳐집니다.
망산을 내려오면 달아공원 입구가 나타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달아전망대까지 5분 정도 더 걸으면 바다를 향해 불쑥 나아간 전망지에 닿게 됩니다. 해넘이 명소로도 잘 알려진 이곳에서는 서쪽 바다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인근에는 통영수산과학관이 위치해 있어 여유가 된다면 바다 생태와 수산업 관련 전시를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