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진도, 섬 자체가 미인이라 불린다
비진도는 예부터 섬에 미인이 많아 ‘미인도’라 불렸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해전 승리로 인해 ‘보배로운 섬’이라는 뜻의 ‘비진도’로도 전해지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하지만 이름만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섬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4.8km의 산호길은 비진도의 진정한 속내를 드러냅니다. 선유봉(312m)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둘레길은 바다와 산, 숲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그 길 위에 서면 마치 시간과 공간이 멈춘 듯한 자연의 경이로움이 온몸을 감쌉니다. 이 길은 원시의 풍경을 간직한 동백숲, 기암절벽을 따라 흐르는 해안길, 그리고 마침내 선유봉에서 바라보는 이국적인 해안선까지 이어지며 비진도의 모든 아름다움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여정을 선사합니다.
산호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내 동백나무 군락지가 나타납니다. 비진도의 비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곳은 야생 동백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듯 좌우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꽃이 피는 봄철이면 불꽃처럼 붉은 동백이 머리 위로 수를 놓습니다. 울창한 수목 아래 암석들이 얽히고설킨 모습은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그 신비로움은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수포마을은 바다를 마주한 아담한 마을로, 돌로 다진 기단 위에 지어진 집들과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작은 암자 비진암이 인상적입니다. 이곳에 서면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꽃잎을 흩뿌리고, 암자 앞마루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그 순간, 시간은 고요하게 멈춥니다. 바다의 숨결과 함께하는 이 마을의 풍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련하면서도 경건한 감동을 줍니다.
산호길은 점점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며 용머리 바위, 칼치바위로 대표되는 해안 절벽 지대를 지나게 됩니다. 거친 파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만들어내는 대조적인 풍경은 남해의 온화함과는 또 다른 인상을 남깁니다. 노루여전망대에 서면 이러한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며, 슬핑이치의 광활한 시야 속에 바다의 생명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비진도의 주봉인 선유봉에 오르면 비진도의 숨겨진 풍경들이 하나씩 펼쳐집니다. 비진도에서 가장 높은 이곳은 사방이 푸른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숲과 바다의 절묘한 조화를 선사합니다. 특히 선유봉을 지나 도착하게 되는 미인도 전망대에서는 내섬과 외섬을 잇는 모래톱길과 진초록 바다가 만들어내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이곳이 왜 ‘비진도’라 불리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