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이 살아있는 연대도의 지겟길
연대도의 지겟길은 바다백리길 4구간으로, 총 길이 2.3km에 약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비교적 짧은 코스입니다. 달아항에서 배를 타고 20분 이내면 도착하는 이 작은 섬은,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이 지게를 지고 다니던 생활의 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마을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지겟길 입구가 나타나고, 대숲 사이로 이어지는 이 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호젓함을 느끼게 합니다. 특별히 가파른 구간이 없고 길지 않아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 걸어도 부담 없는 코스로, 섬의 정취와 자연을 두런두런 나누기 좋은 길입니다. 특히 봄부터 여름까지는 섬 전체가 꽃동산으로 변모해 걷는 이에게 별천지에 온 듯한 환상을 선사합니다.
연대도에는 약 8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 있으며, 지겟길 못지않게 정감 넘치는 공간입니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전통이 조화를 이룬 마을 안 골목골목에는 각 가정의 사연이 담긴 문패가 걸려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백또성아 할머니 댁’, ‘윷놀이 최고 고수’ 등 문패만 보고도 마을 주민들이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선착장 앞에 위치한 ‘연대도 카페’는 섬의 유일한 카페이자 가게로, 바다를 바라보며 주인아저씨가 직접 내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아늑한 쉼터입니다.
연대도는 ‘에코 아일랜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만큼 친환경을 실천하는 섬입니다. 마을 입구의 회관과 경로당은 에너지 절약형 패시브 하우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겟길 입구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자리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친환경 공간은 옛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에코체험센터’로, 이곳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체험과 사람이 움직여 작동하는 놀이기구 등 교육적이고 신기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숙박이 포함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자연과 에너지를 동시에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장소입니다. 단, 모든 체험은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평지가 거의 없는 연대도의 지형은 사람들의 삶에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연대봉 자락에 따라 층층이 조성된 다랭이밭은 오랜 농사의 흔적이자 삶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광자원으로 개발되어 다랭이꽃밭으로 거듭났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양귀비, 수레국화, 백일홍, 분꽃 등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며 방문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꽃밭은 여전히 마을 어르신들의 소중한 농지이기에, 관람 시 작물 훼손에 유의해야 합니다.
마을회관 뒤편 신성교회 옆 골목을 따라가면 나오는 몽돌 해변은, 연대도의 숨은 보석 같은 장소입니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몽돌들이 파도에 밀려 달그락거리는 소리는 걷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며, 해변의 아담한 지형은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용히 돌멩이 위를 걷는 순간마다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지겟길과 더불어 연대도를 대표하는 힐링 스팟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