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바람을 따라 걷는 섬길, 매물도 해품길
넘실대는 파도를 가르며 해무를 헤치고 나타나는 대매물도는 장군이 말에서 내려 쉬고 있는 형상을 닮았다 하여 마미도라 불렸고, 경상도 사투리에서 ‘마미’가 ‘매미’로, 결국 오늘날의 매물도라는 이름이 되었다. 해품길은 돌미역이 햇볕에 널린 당금항에서 출발해 당금마을을 지나 장군봉을 거쳐 대항마을까지 이어지며, 절벽 아래 시퍼런 바다와 출렁이는 초지 풍경 속을 걷게 된다.
장군봉에서 시작해 섬 서쪽 끄트머리인 꼬돌개까지 이어지는 해품길은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바라보이는 최고의 조망 코스다.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연결하는 고갯길은 어민들이 바다를 벗삼아 다져온 길이며, 이 길을 따라가면 매물도 정착사의 비극이 깃든 꼬돌개에 다다른다. 이 지명은 ‘고꾸라지다’의 방언인 ‘꼬돌아지다’에서 유래되었고, 마을 곳곳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설치된 조형물들이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당금마을 위쪽 언덕에 위치한 한산초등학교 매물도 분교는 1963년 개교하여 2005년 폐교까지 43년간 당금과 대항마을 아이들의 꿈을 키웠다. 섬 주민들이 직접 세운 이 학교는 매년 정월 초사흘마다 마을 어른들이 아이들의 지혜를 기원하며 제를 올리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분교 인근의 발전소와 해금강 전망대는 이 구간의 또 다른 볼거리다.
장군봉은 매물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전설에 따르면 장군이 다시 말을 타는 날 매물도가 크게 흥한다고 전해진다. 정상에는 장군과 말을 형상화한 조영철 작가의 작품 ‘비상’이 설치되어 있다. 꼬돌개는 매물도에서 소매물도를 가장 가까이 조망할 수 있는 곳이며, 조붓하게 바다로 뻗은 바위들이 섬의 정취를 더해준다. 일몰 명소로도 유명해 숙박 시 방문을 추천할 만한 지점이다.
대항마을 뒤편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후박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매물도를 지키는 성물로 여겨졌으며, 매년 정월 초사흘 제를 지내고, 마을 청년들이 외지로 나설 때 무사안녕을 빌던 장소로 지금도 그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장군봉과 함께 마을을 지켜주는 존재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