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인문이 살아있는 서쪽 언덕, 서피랑마을길
서피랑은 통영시 중앙동과 서호동 일대에 위치한 마을로, ‘서쪽의 비탈’을 뜻하는 토박이 지명입니다. 동피랑과 마주한 위치에 있으며, 한때 집장촌으로 인식되며 소외되었던 공간이었으나 2013년부터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예술과 역사, 인문이 공존하는 마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마을 중심 200m 구간은 ‘인사하는 거리’로 지정되었으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벽화와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되어 독특한 예술 골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서피랑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99계단’은 기존의 가파른 계단을 예술로 재탄생시킨 공간입니다. 계단에는 99부터 1까지 숫자가 거꾸로 새겨져 있으며, 숫자를 하나씩 줄여가며 오르다 보면 마치 인생의 무게를 덜어내는 듯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곳은 예술가의 손길과 주민들의 참여가 어우러진 서피랑의 대표 명소입니다.
서피랑 아래에는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출생지이자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요 무대가 된 ‘문학동네’가 위치해 있습니다. 서문고개, 간창골, 명정샘 등 작품 속 지명이 실제 마을에 남아 있으며, 이를 활용한 ‘박경리 문학 동네 골목길 투어’가 운영되고 있어 문학과 지역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윤이상 학교 가는 길’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어린 시절 다녔던 초등학교 통학로를 예술 산책길로 조성한 코스로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서호벼락당에는 실제 연주가 가능한 피아노 계단이 조성되어 있으며, 140개 계단 중 24개는 피아노 건반처럼 제작되어 음악정원과 함께 색다른 감성을 전해줍니다. 높은음자리표를 형상화한 계단 디자인과 조형물은 마을의 상징이 되었고, 관광객들이 직접 소리를 내며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피랑 정상에 위치한 서포루에서는 통제영, 통영항, 강구안, 동피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을 자랑합니다. 이곳은 전국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사진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각도의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명소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