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처럼 마을을 품은 추도의 후박나무
경남 통영시 추도 미조마을 언덕 끝자락에 서 있는 후박나무는 단순한 나무를 넘어, 마을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생명의 지표이자 상징입니다. 이 나무는 높이 약 10m, 수관 지름 15m, 가슴높이 둘레는 무려 4m에 달하는 거대한 상록수입니다. 김금돌 가옥 담장 너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수평으로 자라다가 도로 위에서 한 줄기가 수직으로 솟구쳐 오른 독특한 생장 형태를 보입니다. 수직으로 자란 줄기에서 다시 갈라진 가지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전체적으로 우산을 펼쳐놓은 듯한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어냅니다.
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남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상록활엽교목으로, 키는 최대 20m까지 자라며 온화한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잎은 도란상 타원형으로 두껍고 윤기가 돌며 끝이 뾰족한 것이 특징이고, 5~6월경에는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꽃이 피고, 이듬해 7월경에는 흑자색의 열매가 맺힙니다. 나무껍질에서는 계수나무와 비슷한 향이 나 ‘토육계’라고도 불리며, 오래전부터 한약재로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추도의 이 후박나무는 생태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의약적, 문화적 가치도 지닌 자연유산입니다.
후박나무가 자리한 위치는 마을과 바다, 그리고 언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바람 많은 남해 섬마을에서 마치 마을을 보호하듯 든든히 서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무의 형태는 더욱 우람해졌고, 나무 아래는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의 쉼터이자 이야기터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안내판이나 구조물이 없어도, 후박나무 앞에 서는 순간 누구나 자연과 마주하는 고요한 경외심을 느끼게 됩니다. 이름 없는 동산 위에서 말없이 서 있는 이 나무는 추도의 풍경과 정서를 완성하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