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바닷가 메밀잣밤나무 숲
경남 통영시 욕지면 동항마을(자부포)의 양쪽 곶에는 총 18,737㎡ 규모의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으며, 이 숲을 구성하고 있는 100여 그루의 모밀잣밤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숲은 단순한 경관림이 아닌, 마을의 생태와 어업, 생활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쳐온 귀중한 자연유산입니다. 바닷가 곶을 따라 이어진 숲은 마치 방패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으며, 바람을 막고 물고기를 불러들이는 방풍림이자 어부림의 기능을 겸하며 마을의 삶과 깊이 얽혀 있습니다. 숲을 거닐며 마을의 고요한 분위기와 바닷바람을 함께 느끼다 보면, 이곳이 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밀잣밤나무는 너도밤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교목으로, 주로 우리나라 남해안과 중국, 일본 등 따뜻한 지역에서 자생합니다. 보통 키는 15m 정도지만, 이 숲의 일부 나무는 20m에 달할 만큼 크게 자라며, 가슴높이 기준으로 둘레가 2m를 넘는 거목도 있습니다. 풍부한 햇살과 해풍을 머금은 숲은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지니고 있어 사계절 내내 경관이 아름답고, 이 지역 생태계 유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숲의 존재는 마을의 해양 환경까지 보호하며 수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모밀잣밤나무는 비슷한 형태의 구실잣밤나무와 혼동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나무는 여러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열매의 형태에서 차이가 나는데, 모밀잣밤나무는 길이 약 12mm의 타원형 열매를 맺는 반면, 구실잣밤나무는 12~20mm 크기의 난형 열매를 맺습니다. 잎과 나무껍질도 구별의 기준이 됩니다. 모밀잣밤나무의 잎은 끝이 뾰족하며 상반부에 톱니가 있고 껍질은 비교적 밋밋한 반면, 구실잣밤나무는 껍질이 세로로 일찍 갈라지고 잎은 끝이 둥글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처럼 외형은 유사하지만, 생태적 특징에서 분명한 구분이 가능한 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