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로 병기를 씻는다는 이름, 세병관의 기상
세병관은 조선시대 통제영의 객사로, 제6대 통제사 이경준이 통제영을 현재 위치로 옮긴 이듬해인 1605년에 처음 세워졌습니다. 이후 제35대 통제사 김응해가 1646년에 규모를 크게 확장해 다시 지었고, 제194대 통제사 채동건이 1872년에 개수하였습니다. 정면 9칸, 측면 5칸의 9량구조 단층 팔작지붕 건물로, 장대석 기단과 50개의 민흘림 기둥을 갖추고 있으며, 벽체와 창호 없이 통칸으로 시원하게 트여 있는 구조가 특징입니다.
세병관은 조선시대에 건립된 건축물 중 바닥면적이 가장 넓은 건물 중 하나로, 경복궁의 경회루, 여수의 진남관과 함께 손꼽히는 대형 건물입니다. 우물마루와 연등천장이 설치되어 있으며, 내부 중앙 3칸은 한 단을 올려 전패단을 구성하고, 상부는 소란반자로 마감하였습니다. 이 공간은 3면에 분합문을 두어 위계를 강조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질박하면서도 웅장한 건물의 위용은 통제영의 기상을 잘 보여줍니다.
‘세병’이란 이름은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유래된 것으로,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뜻입니다. 이 이름은 세병관의 상징성과도 맞닿아 있으며, 정면에 걸린 ‘세병관(洗兵館)’이라는 현판은 제137대 통제사 서유대가 쓴 글씨입니다. 군사 시설이자 상징적인 공간으로서의 세병관은 그 이름과 구조 모두에서 조선 수군의 정신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