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와 문학, 두 길을 걸은 형제의 생가
통영시 태평동 주전3길 18에 위치한 김용식·김용익 생가는 형제가 태어나고 자란 가옥을 개보수하여 기념관으로 조성한 공간입니다. 2013년 4월 17일 개관하였으며, 김용식 전 외무부장관의 장남 김수환 목사 부부가 통영시에 기부채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지면적 356㎡의 이 기념관은 한 집안에서 태어난 외교관과 작가를 함께 기리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통영의 문화예술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1913년생인 김용식은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단정한 태도로 외교 무대에서 ‘신사 외교관’으로 불렸습니다. 신생 대한민국의 외교적 대변자 역할을 자처했으며, 외교관으로서의 삶 외에도 동생 김용익의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보였습니다. 그는 동생이 문학으로 더 오래 기억될 것이라 예견할 정도로 그 업적을 존중했습니다.
1920년생 김용익은 통영초등학교와 중앙중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 동경 아오야마학원 영문과를 나왔으며, 1948년 미국 유학 후 소설창작을 전공하였습니다. ‘꽃신’, ‘겨울의 사랑’, ‘푸른 씨앗’ 등은 미국과 유럽에서 출판되며 인정받았고, ‘꽃신’은 세계 19개국에서 소개되며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된 바 있습니다. 그는 작가로서 문학성과 언어적 감수성 모두를 인정받은 인물입니다.
김용익은 삶의 모든 면에서 원칙을 고수한 인물로, 교수로 재직 중에도 학문적 공정성을 철저히 지켰던 일화들이 전해집니다. 자동차나 시계 없이 살았고, 신문이나 TV를 보지 않으며 글쓰기에 전념했습니다. 그의 글은 문체의 예술성과 함께 인간에 대한 신뢰를 담고 있어 해외 평론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념관에는 김용식의 외교 활동을 기리는 자료와 김용익의 주요 작품 관련 전시가 마련되어 있으며, 형제가 걸어온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생가 공간은 통영 예술정신의 깊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로서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