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산에 새겨진 정지용의 시선과 숨결
미륵산은 통영 미륵도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높이는 461m에 불과하지만 한려수도와 통영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힙니다. 특히 통영케이블카를 통해 더 널리 알려진 이 산의 신선대에는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정지용 시인의 문장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 문장비는 시인이 남긴 통영에 대한 산문 『통영』의 일부를 새긴 것으로, 문학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장소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정지용은 통영의 풍경에 깊은 감동을 느끼며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자연미는 차라리 만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통영의 아름다움을 단지 말이나 글로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을 만큼 감격했고,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의 전경은 그에게 있어 특별한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문장비는 이처럼 통영을 예찬한 그의 문장을 통해, 방문객에게 그 감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줍니다.
정지용은 해방 직후 통영을 찾아 여러 편의 산문을 남겼고, 그의 친구 유치환 또한 자작시 해설집에서 그 방문을 언급하며 “정말 시인이 날 만한 곳”이라 평한 바 있습니다. 이런 문학적 기록들은 통영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예술과 사유의 도시임을 보여줍니다. 정지용 문장비는 지역문학인의 제안으로 탄생한 ‘테마가 있는 시비 건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 의미와 자긍심을 더하고 있습니다.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정지용은 순수시의 기틀을 마련한 대표적 시인입니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문장』지의 시 추천위원으로 활동하며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등 청록파 시인의 등단을 도운 인물입니다. 그의 작품은 감각적 언어와 서정성이 뛰어나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