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시, 그리고 문학의 혼이 깃든 문장비
통영 당포항에서 약 50분의 뱃길을 따라 32km를 항해하면 도착하는 욕지도는 본섬을 중심으로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등 11개의 유인도와 4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섬입니다. 그중에서도 ‘새천년기념공원’은 욕지도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난 명소 중 하나로, 이곳에는 통영 출신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김성우의 대표작 『돌아가는 배』의 문장을 새긴 문장비가 웅장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이 비석은 태평양을 바라보며 고향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문학적 상징물로, 관광객과 문학인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전합니다.
『돌아가는 배』의 글귀는 단순한 문학 표현을 넘어, 귀향에 대한 철학적 사색과 인생 여정을 담고 있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립니다. 문장비에는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로 시작되는 주옥같은 문장이 새겨져 있어, 고향을 떠났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을 시적으로 형상화합니다. 욕지도 바다와 어우러진 이 문장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 속에서 문학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김성우는 1934년 욕지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파리대학에서 신문학을 연구하며 국제적인 시야를 넓힌 인물입니다. 한국일보사에서 파리특파원과 논설고문 등을 역임하며 『프랑스 지성 기행』, 『돌아가는 배』 등 다수의 문화 저작물을 남겼고,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프랑스정부공로훈장, 통영시문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문장비 제막식은 욕지도 역사상 가장 많은 문인들이 방문한 날로 기록되며, 지역 문학사에 뜻깊은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문장비는 한 개인의 제안으로 시작된 ‘테마가 있는 시비 건립’ 운동의 결과로, 욕지도개척기념사업회와 시민들의 자발적 성금이 더해져 세워졌습니다. 문장비는 김성우라는 한 문인의 정신과 욕지도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문화 의식이 살아 숨 쉬는 상징물입니다. 이런 자발적 문화 운동이 지역을 진정한 문화도시로 성장시키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