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공방을 이어가다!

전통 공예가 사양길에 접어든 이 시대에 고집스레 일생을
장인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장인이라는 거창한 호칭보다 '쟁이'라는 겸손한 이름으로 만족하는,
오늘의 통영을 대표하는 10인의 장인들.



  • 나전장 송방웅

    ▲ 나전장 송방웅

    국가무형유산

    나전칠기 목침

    ▲ 나전칠기 목침

    문양을 살린 부드러운 주름질과 가장자리를 장식한 끊음질이 잘 조화를 이뤄낸 작품으로, 통영 자개의 품격을 보여준다.

    나전장 송방웅

    책 읽기를 좋아하던 열아홉 청년, 장인이던 아버지의 권유로 나전에 입문하다. 10년간 두문불출하며 기술을 연마, 이후 10년간 전통 나전 작품들을 연구한 끝에 1980년대 이후 한국 최고의 나전칠기 장인으로 자리 잡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2대째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한국 나전칠기의 상징적인 인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스스로 '자개쟁이'로 자처하며 '죽는 날까지 전통밖에 모르는' 삶을 살겠다는, 통영 공예계의 큰어른

  • 나전장 박재성

    ▲ 나전장 박재성

    경상남도 최고 장인 지정

    나전칠기 팔각 다과상

    ▲ 나전칠기 팔각 다과상

    고도로 계산되어 배치된 정교한 거북무늬가 감탄을 자아낸다.

    나전장 박재성

    나전이 무엇인지 모르던 15세 때 나전칠기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다. 흥성하던 나전칠기 산업이 쇠락하며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할 때, '나전칠기가 좋아서' 떠나지 못하다.

    선명한 초록색의 자개 빛깔과 꼼꼼한 끊음질 솜씨는 누구와도 구분되는 특징이다. 자개는 늘 가까이 두고 손으로 만지며 돌볼수록 아름다워진다고 말하는 겸손한 장인이다.

  • 나전장 김종량

    ▲ 나전장 김종량

    경남 공예대전 수상
    통영나전칠기협회 회장

    나전칠기 이층아기장

    ▲ 나전칠기 이층아기장

    장의 전면을 가득 채운 자개의 화려함이 붉은 칠로 인해 더욱 돋보인다. 장인이 직접 도안한 십장생 무늬가 자개로 장식되어 있다.

    나전장 김종량

    통영에 한 집 걸러 하나씩 나전칠기 공방이 있던 시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기술을 익히다. 이후 도안을 직접 하는 능력과 특유의 마케팅 감각을 바탕으로, 나전칠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다.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나전칠기 체험 교육을 여러 해 동안 진행하며, 자개를 응용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실험에 도전 중이다.

  • 소목장 김금철

    ▲ 소목장 김금철

    무형유산 소목장 전승교육사

    김금철 장인의 괴목경상

    ▲ 김금철 장인의 괴목경상

    나무의 문양을 그대로 살렸으며, 정면에는 뇌문을 시문하여 멋을 살렸다.

    소목장 김금철

    당대 최고 소목장 아래에서 16세부터 소목 일을 배우다.

    톱질을 잘 못했을 때 떨어지는 선생님의 호된 꾸지람이 무섭고 힘들었던 소년이 어느덧 40년 경력 소목장이 되다.

    전통 공예 중에서도 공정 까다롭고 어렵기로 손꼽히는 소목 일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목리를 살려내는 작품들에 매료되어 매일 이른 아침부터 작업장을 지킨다.

  • 통영전통비연연구소장 김휘범

    ▲ 통영전통비연연구소장 김휘범

    통영전통 연들의 일부

    ▲ 통영전통 연들의 일부

    왼쪽부터 기바리눈쟁이연, 중모리연, 삼봉산눈쟁이연, 긴고리눈쟁이연

    통영전통비연연구소장 김휘범

    누구나 연을 날리는 고장에서 손재주 뛰어난 한 청년이 그 연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다. 충무공 이래 400년을 내려오던 통영 연이 비로소 전통 문화로 인장을 받다. 연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지만 연을 날리는 것은 풍류라 말하는 연의 장인, 어느덧 50년 동안 하늘에 풍류를 띄워 왔다.

    강렬한 오방색, 아름다운 기하학적 문양을 지닌 대문짝만 한 연이 짙푸른 통영 앞바다에 뜨면 다시금 어린 시절로 돌아가 가슴이 뛴다.

  • 두석장 김극천

    ▲ 두석장 김극천

    국가무형유산

    반닫이 자물통과 화려한 장석

    ▲ 반닫이 자물통과 화려한 장석

    통영 장석의 매력으로, 자물쇠의 정교한 입사 장식은 김극천 장인의 솜씨가 돋보이는 부분

    두석장 김극천

    두드리고 잘라내 만든 금속 조각으로 가구의 기능과 모양을 돋보이게 하는 장석이 4대째 가업이다. 전해지는 말로는 이순신 장군 때부터 장석을 만들어온 집안이라 한다.

    일일이 가구며 기물에 맞춰서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장석인지라, 마지막 다듬질까지 마음과 손을 놓지 못하고 마무리를 해야 한다.

    화려한 나비 모양과 섬세한 입사 공법이 특징인 통영 장석의 맥을 잇는 장인이지만 아직도 아버지의 솜씨에 미치지 못함을 부끄러워한다.

  • 갓일 정춘모

    ▲ 갓일 정춘모

    국가무형유산

    통영 갓

    ▲ 통영 갓

    가장 한국적인, 숨김과 드러냄의 미학을 보여주는 장신구

    갓일 정춘모

    갓 하나를 엮고 나면 시력을 버리고 온몸에 진이 빠져나간다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아니면 조선 전래의 명품 통영 갓의 명맥이 끊어진다는 자부심으로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대올과 명주실을 엮는다. 스무 살 넘어 뒤늦게 통영 갓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에 매료되어 나라 최고의 장인들로부터 갓을 만드는 수십 개 공정을 전수받다. 지상에서 가장 가볍고 우아하며 공교로운 모자인 갓을 만들기 위해 기교 이전에 신명을 바쳐 세월을 익히다.

    갓이라고 다 갓이 아니지만, 그 갓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이 장인은 서운하다.

  • 염장 조대용

    ▲ 염장 조대용

    국가무형유산

    가느다란 시룻대와 미색 명주실을 사용해서 엮은 발

    ▲ 가느다란 시룻대와 미색 명주실을 사용해서 엮은 발

    염장 조대용

    아버지에게 배워 발을 엮기 시작하다. 철종 임금 때 무과 급제했던 증조부가 손수 발을 엮어 왕에게 진상하여 치하를 받았다는 집안 내력이 있다.

    일반 대나무 발보다 훨씬 섬세하고 가늘게 대오리를 뽑아 정교한 무늬로 엮어가는 통영 발은 규모 있는 집안이 안목을 과시하는 상징적 물품이었다. 전통 명품이 현대 공간과 만나 오히려 모던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이 있어, 통영 발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가느다란 시룻대와 미색 명주실을 사용해서 엮은 발은 언뜻 보기엔 그 섬세한 문양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살펴볼수록 은근하게 드러나는 아름다움에서 장인의 정교한 솜씨를 발견할 수 있다.

  • 소반장 추용호

    ▲ 소반장 추용호

    국가무형유산

    소반장 추용호의 소반

    ▲ 소반장 추용호의 소반

    소반장 추용호

    온 나라로 불려 다니며 일을 할 만큼 소문이 짜하던 소목장의 아들로 태어나다. 스물네 살,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받아 놓은 주문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반을 만들기 시작했다. 통영 소반이라 하면 모든 여염집 여인들의 꿈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통영에서도 소반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소목장은 그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려받은 예술적 감각과 솜씨는 다른 통영 장인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주위에 소반이 흔한 것 같아도 뜯어보면 정작 아름다운 비례와 섬세한 마무리를 함께 갖춘 소반은 찾기 힘들다. 소반장 추용호의 소반은 그 보기 드문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다.

  • 통영누비 조성연

    ▲ 통영누비 조성연

    통영누비협회 회장

    처네의 일부

    ▲ 처네의 일부

    대량생산된 기계 누비에서 볼 수 없는 통영 누비만의 꼼꼼하고 단단함

    통영누비 조성연

    중학교 졸업 후 봉재 일을 해오다 15년 전부터 통영 누비에 전념하다. 아마도 그 선택에는 통영 토박이로 자라며 길러온 솜씨와 눈썰미가 작용을 했을 것이라 한다. 재봉틀로 한 땀 한 줄 누벼 촘촘하고 튼튼한 통영 누비가 저가 대량 생산 기계 누비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고급화, 명품화, 차별화가 통영 누비의 살 길이라고 생각하며, 통영누비협회 회원들과 함께 누비의 브랜드화를 위해 노력한다.

    통영 누비는 사용되는 색깔의 대조가 명확하며 화려한 자수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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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문화재관리팀 (☎ 055-650-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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