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산은 통영의 가장 큰 섬 미륵도 중앙에 위치한 미륵도의 주산이자 통영의 객산이다. 높이가 비록 461m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100대 명산의 하나이다. 통영케이블카 때문에 더 많이 알려진 산이기도 하다. 이곳 미륵산 중에서 신선들이 산다는 신선대에는 옥천의 정지용 시인의 문장비가 서있다.

통영과 한산도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더욱이 한산섬을 중심으로 하여 한려수도 일대의 충무공 대소 전첩기를 이제 새삼스럽게 내가 기록해야 할만치 문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를 다시 읽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이것은 만중운산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고 보여진다. 차라리 여기에서 흐르는 동서지류가 한려수도는 커니와 남해 전체의 수역을 이룬 것 같다.

정지용이 청마를 찾아 통영에 들려 ‘통영’이란 산문을 6편 쓴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해방 직후 시인 ‘지용’이 찾아왔기에 우리 고향의 풍경을 일목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이끌었더니, 그의 남다른 감격성은 참으로 재탄 삼탄이었으며, 언젠가 일찍 북만주에서 교분을 가졌던 현재 어떤 대학교의 총장으로 있는 R씨를 만났더니, 청마의 고향에 들러보니 정말 시인이 날 만한 곳이더라고”했다며 훗날 유치환은 자작시 해설집 《구름에 그린다》에서 정지용이 통영에 온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왜 통영의 주산에다 정지용의 문장비를 세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더욱 필자가 제안한 ‘테마가 있는 시비 건립’ 아이템에 통영관광개발공사가 화답하여 세운 문장비라 더욱 자랑스럽다.

정지용은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으며 1939년 《문장》의 시 추천위원으로 있으면서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등의 청록파 시인을 등단시켰다. 이화여대 교수, 조선문학가동맹의 중앙집행위원과 경향신문 주간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