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안은 바다를 온 도시에 품고 있는 통영의 identity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중의 하나다.지리적으로도 통영의 중앙부에 위치하여 옴폭한 포구마을에서나 볼 법한 작은 통통배들과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도심 한가운데서 볼 수 있어 외지인들에게 이색적 풍경의 흥미로움과 다른 고장에 온 즐거움을 확실히 인식시켜주는 장소다.
역사적으로도 강구안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주 항구로써, 통제사 직할의 통구선(통제영거북선)과 판옥선이 항상 정박해 있는 곳이었고 주변에 선소, 통영성의 남문, 수항루 등 통제영 관아들이 있던 도시중심부였다.
현재 강구안은 몇 번에 걸친 매립공사로 예전에 비해 항구의 규모가 작아지긴 했지만 대신 새로운 땅이 생겨 이 자리에 강구안 문화마당, 여객선 터미널 등이 들어서서 여전히 관광, 문화에 걸친 도시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기간 중 강구안의 프린지 공연
강구안 문화마당 토요정기공연
한산대첩 축제 기간 중 강구안의 향토음식 마당
강구안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서 얼굴을 달리하는데 아침과 오후, 밤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맑은 날 오후의 강구안
안개와 비 오는 날의 강구안
눈 내린 강구안
늦은 오후 햇살을 받은 강구안
밤의 빛에 빛나는 강구안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배들에겐 강구안이 편안한 엄마 품 같은 잠자리다.
남망산에서 바라본 강구안 초입
남망산에서 바라본 강구안의 밤
도시의 중앙에 위치하다 보니 어느 방향으로든 주변에 주요 관광지들과의 연계가 참 좋은데, 강구안 바로 앞은 중앙시장과 동피랑 벽화마을, 남망산 야외조각공원, 거북선 등이 모여있고, 서쪽으로 해안로를 따라 돌면 서호시장과 해저터널이 지척이고, 동쪽 거제방향으로는 정량동의 청마문학관과 이순신공원이, 북쪽 중앙로 쪽으로는 세병관과 향토역사관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강구안에 들르면 꼭 보고 지나가야할 것이 거북선이다. 통영이란 이름이 이순신장군이 건의한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왔고, 과거 충무라 불리던 지명도 이순신 장군의 시호인 ‘충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기에 이순신장군과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의 도시가 바라 통영이다. 그러기에 이순신장군의 구국혼이 깃든 조선 최강의 전함 거북선은 반드시 보아야 하며, 거북선 내에 전시된 이순신장군 관련 문서들도 스윽 훑지 말고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통영엔 거의 눈이 내리지 않기에 아마도 눈 덮인 거북선을 보기는 좀체 쉽지 않을 것이지만…
강구안 동쪽의 언덕마을 동피랑은 다닥다닥 붙은 집들의 담장에 벽화가 그려지며 일약 유명세를 타고 있고, 언덕에서의 조망도 좋아 인기 관광코스가 되었으니, 마을의 운명이 벽화 하나로 바뀐 재미있는 장소다.
강구안은 밤이 되어도 재미있다. 중앙시장이 바로 얼굴을 맞대고 있어 오후부터 저녁8시경까지 열리는 활어골목에서 회를 사다 소주한잔을 해도 좋고 그냥 시장골목을 누비며 구경만 하여도 충분히 즐겁다.
외지인들에게는 참 이색적 풍광으로 즐거움을 주는 강구안은 이 곳에 사는 이들에겐 삶의 터전이고 가벼운 여가와 간간한 문화생활 즐기는 곳이며, 지역의 큰 행사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장소다. 여행을 하며 더불어 이러한 ‘토영’사람들의 삶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통영이라는 도시를 그냥 스치는 여행지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냄새 나는 마음속의 고향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